소나무재선충병 ‘3차 대발생’ 비상… 재정 자립도 11% 영광군 등 지자체 방제 ‘발동동’
영광군을 포함한 전남 지역에 소나무재선충병 ‘3차 대발생’의 경고등이 켜졌다. 기후변화로 매개충 활동이 빨라지며 감염목이 폭증하고 있지만,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역 지자체의 부담이 커 국비 전액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개호 의원(더민주,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0일 열린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본격적인 ‘3차 대발생’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방제비의 30%를 부담시키는 현행 구조가 결국 방제 실패와 재확산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방제사업비의 100% 국비 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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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 감염목 4배 폭증… 영남권 넘어 서남권으로 확산
올해 전국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은 177만 2,985그루로 지난해 대비 19.3% 증가했다. 이는 대발생 초기였던 2022년(약 38만 그루)과 비교하면 무려 4.7배나 급증한 수치다. 과거 2007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발생이 본격화된 것이다.
특히 영광군이 속한 광주·전남 지역의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3만 8,090그루였던 감염목은 올해 15만 4,890그루로 1년 만에 4.1배 폭증했다. 그동안 영남권에 집중됐던 소나무 피해가 영광군을 비롯한 서남권과 중부권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해 발생 시·군·구 역시 전국 154곳에서 166곳으로 확대됐다.
■ 기후변화로 매개충 빨라졌는데… 방제 시기는 ‘과거에 요지부동’
재선충병 확산에는 기후변화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의 우화(번데기에서 날개 있는 성충이 됨) 시기가 북방수염하늘소는 9일, 솔수염하늘소는 2일 앞당겨졌다.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증식 환경은 좋아졌지만, 현행 방제 기간은 과거 기준(북방수염하늘소 8월~이듬해 4월 등)에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영광군을 비롯한 일선 현장에서는 기후변화에 맞춰 예찰을 앞당기고 방제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재정자립도 11.2% 전남 시·군… “30% 지방비 부담에 방제 적기 놓쳐”
더 큰 문제는 방제 실적의 격차다. 산림청이 직접 관리하는 지역의 방제율은 99.9%에 달하지만, 영광군 등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역의 방제율은 61.9%에 그쳐 38%p의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66만 그루 이상의 감염목이 손도 못 댄 채 방치된 셈이다.
이개호 의원은 이러한 방제율 저하의 근본 원인으로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태’를 지적했다. 현재 방제 예산은 국비 70%, 지방비 30%의 매칭 구조로 운영된다. 그러나 피해가 발생한 166개 시·군·구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6.2%에 불과하며, 영광군을 포함한 전남 22개 시·군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1.2%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수억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지방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결국 감염목을 베어낼 적기를 놓치고, 이것이 다시 이듬해 재확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개호 의원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는 지자체 고유 사무가 아니라 국가적인 재난 대응”이라며 “재정자립도가 10%대에 불과한 영광 등 지역 지자체에 30%의 재정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는 이번 3차 대발생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방제비 국비 100% 지원 조치와 함께, 획일적인 훈증 방제에서 벗어나 피해 단계별 맞춤형 방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정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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